랩에서 사용할 키보드가 필요했는데, 이 참에 가장 저렴하게 해피해킹 배열을 쓰고 싶었다.

해피해킹 중고가 싸면 15인데 이게 이가격에 자주 뜰리도 없고.. 무엇보다도 중고거래는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또 남이 관리 안하고 쓰던 키보드를 청소하고 조립하고 윤활하는게 은근 일이다..

 

그.래.서

시켜놓고 까먹으면 와있다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DIY를 했다.

원래 기본 키트로는 110달러정도면 완제품을 살 수가 있는데, 보강판도 알루미늄이라 맘에 안들것 같았다.

 

쿨엔 키"마계"에서는 황동보강판이 인기라고.. (자꾸 쿨엔보니까 장비만 업글된다.. 끊던가 해야되는데;;)

그래서 준비했다. 저렴하게 최고의 타건감을 느껴보자고!!

 

제작에 필요했던 재료들이다.

황동보강판, GH60기반 보드, 보드와 보강판을 담아줄 케이스, 스테빌라이저, MX 스위치, 키캡

 

토탈 140달러 들었다. 결제 뜨면 16만 3천원 정도 떴던걸로 기억한다.

최저가 해피 중고보다는 비싸다만, 해피배열 키보드를 기계식으로 느낀다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기에.. 질러버렸다.

 

랩에서는 아무래도 타건시 소음이 크면 타랩원 작업에 방해가 될 것이 분명하기에, 축은 체리 저소음 적축으로 골랐다.

체리 축 계열에서는 청/적/흑/갈/은 써봤는데 타건감은 청이 젤 나은거같고, 갈은 뭔가 쫄깃한데 2퍼센트 부족하다.

5개 축 모두 내가 치면 다 시끄럽긴 마찬가지였고 새로운 축을 써보고싶었기땜시 새로운 도전을!!

 

재료들이다. (지스킬RGB 램은 특별출연)

 

주문한 보드는 USB-C Type을 입력단자로 채용했다. 이 부분은 참 맘에 드는듯.

 

GH60/64보드의 커스터마이즈 버전. XD60/64이다.

백릿기능이 있고 보드 퀄리티 자체가 굉장히 높아서 5달러를 더 주고도 이걸 구입했다.

 

이건 바로 황동보강판!!

스뎅도 반짝반짝하긴 하지만, 금색의 표면 처리가 넘모 맘에든다.

글고 넘 단단해서 휘지도 않음

 

체리의 MX 스위치 시리즈 중 하나인 핑크축(저소음 적축)이다.

느낌부터가 갈/청과는 확 다른게 느껴진다.

 

이건 주문한 PBT 키캡이다. 키캡 모양새 자체는 훌륭하나 안쪽 마감새는 삐죽삐죽하다.

어차피 안쪽은 볼 일이 없으니 걱정 덜고 쓰기로 한다.

 

체리식 스테빌라이저를 주문했는데, 그래서인지 마제식보다 끼우기 빡센듯싶다..

글고 체리스테빌 특성상 조립을 한번 하면 윤활작업 하려면 스위치 전체를 분해해야 한다.

이걸 미리 알았으면 마제식 스테빌을 구입했을텐데 말이지.

 

스태빌에는 믹스그리스를 발랐다.

스태빌에 적용가능한 아주 스탠다드한 구리스다.

 

키 레이아웃을 다 맞추고 키를 꽂았다.

근데 이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보강판을 2U shift짜리를 시켜놓고 키캡은 2.25U를 주문했다... 이런;

또 6U 스페이스바를 지원 안하네.. 어찌저찌 사용은 할 수 있도록 하단 모디열 구성을 바꿔야 했다.

 

다음은 납땜이다.

60키여서 총 120포인트 땜질 해야한다. 한숨부터 쉬고 시작했다.

 

무연납을 쓰고팠는데 싸구리 인두기로는 무연납 녹이기가 증말이지 힘들다.

별도 플럭스 없으면 그냥 못녹인다 보면 됨. 그래서 일반 납 사용했다ㅠ

 

땜질 전공이 아니라 땜질은 못한다..

여차저차 120포인트를 다 하고 나니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케이스에 조립해 보았다. 깔쌈하고 영롱하다.

예산을 좀 더 넉넉하게 잡았으면 케이스를 나무로 바꿀 수도 있었는데 LED를 버려야 하는 아까움이 있다.

 

전원 인가!!

디폴트값은 흰색 라이트가 8개 다 들어온다.

eep파일과 hex파일을 라이팅해야하는데 이 보드는 tkg.io에서 할 수 있게 되어있다.

 

출고 전 납땜 QC문제

참 안타까운건 레이아웃 입히고 타건하다가 모디열 키 하나가 안눌리는 현상을 발견했다.

잘 찾아보니 D60쪽에 다이오드 하나가 공장에서 너무 밀려 땜돼서 접촉이 안되는 상태였던 거다.

그래서 케이스에서 풀고 다시 납땜해주니까 잘 된다. (QC가 왜이런갑쇼.. 중국이라 그러려니 했다)

 

모두들 기대할거라 생각하는 키보드 사진이다.

 

잘 보다시피 보강판의 뻥 뚫린 부분은 투명 시트지로 막았다.

원가절감의 측면에서...ㅋㅋㅋ 나중에 아크릴 깎아서 덮는 케이스를 만들 생각이다.

 

뒷면에는 LED가 들어온다. 원래는 12개인데 펌웨어를 올리고 나니 6개만 들어온다 ㅡ ㅡ

나중에야 알았는데, XD60 보드의 버전이 총 3개고 내가 산게 버전 3짜리다. 알리에 올라와 있는 펌웨어는 버전 2짜리였던것!!

QMK Configurator를 이용해서 3.0 버전을 업로드하니까 12개 LED가 모두 잘 들어온다.

 

어케보면 키보드를 담고 있는 케이스가 너무 싸보여서 그런지 10만원도 안할 것 같은 키보드가 됐다만..

내가 원하던 키감이 엇비슷하게 나왔다.

가벼우면서도 부담이 가지 않고, 기존 체리 MX 스위치들에 비해 소음이 적다.

표현하자면 해피해킹 타입스의 가벼운 버전?? (첨에 쳐보다가 이게 뭔느낌이지 비슷하다 싶었다)

 

12색 펌웨어까지 모두 올라간 키보드다.

오른쪽 키캡 잘못 시켜서 안맞는거는 시켜놓긴 했는데, 언제쯤 오려나 싶다~~

 

타건음은 아래 영상에서 들을 수 있다.

 

속닥키노's Custom Keyboard Mark I (150K) 타건영상

2배속 아니다

사실 커스텀보다는 DIY에 가깝긴 한데 내가 원하는 구성으로 조합이 가능하면 그게 커스텀 아니겠나 싶당.

 

---

혹시 나처럼 이 보드를 구매해놓고 같은 문제를 겪었다면 TKG가 아닌 QMK로 설정해서 펌웨어 올리면 완존 편함 그 자체다.

QMK Toolbox

아래는 내가 커스텀해놓고 사용하고 있는 레이아웃과 파일이다(Rev.2). 필요하신 분들은 사용하심 됩니당.

 

19.04.21 Layout revision 2

Shift+방향키 시 블록드래깅이 적용되지 않아서 이를 해결한 레이아웃입니다.

Layer 2 레이아웃 진입 시 키가 변경되었습니다. (Shift -> Right alt)

 

2번 레이어 (Fn+Right Alt)
1번 레이어 (Fn)

 

기본 배열
hhkb_sokdak_rev2.json
0.00MB
xd60_rev3_hhkb_sokdak_rev2.hex
0.07MB

 

QMK Toolbox로 플래시하려면 Hex파일 받으면 되고, 배열 수정이 필요하다면 json 파일을 사용하면 되겠다.

 

---

2만원 더 추가해서 키캡놀이와 레이아웃을 변경했다.